글 수: 126    업데이트: 24-05-24 09:32

언론 평론

울산광역매일 2024. 5. 5 <시가 흐르는 아침> 풍경(風磬) 물고기
아트코리아 | 조회 186
울산광역매일 2024. 5. 5
<시가 흐르는 아침>
 
풍경(風磬) 물고기
 

이 태 수
 
풍경이 울리고 풍경 추 아래의
물고기가 그 소리 따라 유영합니다
 
풍경 소리는 면 옥빛 하늘 아래
넘실거리는 망망대해를 흔들어 깨우고
깨어 있는 물고기에게는
길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절집의 처마는 바다의 한가운데이면서
세상 깨우는 요람입니다
깨어서도 잠을 자면서도
눈 뜨는 물고기는 깨우침의 화신인 듯
죽으면서도 눈을 감지 않습니다
 
풍경 소리에 물고기가 유영합니다
물고기는 깨침의 길을 엽니다
 
<시작노트>
마음이 울적할 때는 고즈넉한 산사에 깃들곤 한다. 이 풍진세상의 무명 길을 넘어서고 싶은 소망 때문이다. 절집 처마의 맑고 밝은 풍경 소리는 아득히 멀기만 하지만 언제나 내가 꿈꾸는 세계로 이끌어 주는 느낌을 안긴다. 한결같이 눈을 뜨고 있는 풍경 끝의 물고기는 이 세상의 무명을 흔들어 깨우는 존재의 표상 같고, 머나먼 옥빛 하늘을 우러러 꿈꾸게도 해 준다.
 
<이태수>
1974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먼 여로’, ‘유리벽 언퍾’, ‘나를 찾아가다’, ‘담박하게 정갈하게’, ‘꿈꾸는 나라로’, ‘유리창 이쪽’, ‘내가 나에게’, ‘거울이 나를 본다’, ‘따뜻한 적막’ 등 21권. 시선집 ‘먼 불빛’, ‘잠깐 꾸는 꿈같이’, 육필시집 ‘유등 연지’, 시론집 ‘대구 현대시의 지형도’, ‘여성시의 표정’, ‘성찰과 동경’, ‘응시와 관조’, ‘현실과 초월’, ‘예지와 관용’ 등, 대구시문화상(문학), 동서문학상, 한국가톨릭문학상, 천상병시문학상, 상화시인상, 한국시인협회상 등 수상, 매일신문 논설주간, 대구한의대 겸임교수 등 지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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